스탠포드 교육공학자 폴 킴 교수가 밝히는 자녀 교육의 핵심. 결정을 내려주지 말고 코칭하라. 동기 유발이 모든 것을 바꾼다.
똑똑한 아이를 만드는 부모의 개입 1가지: 코칭의 힘
요즘 아이들에게 "뭘 좋아해?"라고 물으면 "몰라요", "뭐 되고 싶어?"라고 물으면 또 "몰라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많은 부모가 느끼는 현상이지만,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스탠포드대학교 교육대학원 전 부학장이자 세계적인 교육공학자인 폴 킴 교수는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 바로 아이들이 수동적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 이라는 것이다.
폴 킴 교수는 40년 이상 교육 공학을 연구해온 전문가로, 학교와 부모의 일방적 개입이 아이들의 창의성과 자발성을 어떻게 망치는지를 보여주는 수많은 사례를 제시한다. 그가 강조하는 부모 교육의 핵심은 단 한 가지다. "결정을 내려주지 말고, 코칭하라" 는 것이다.
핵심 요약
- 티칭 vs 코칭: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티칭'이 아닌, 아이의 장점을 파악하고 끌어내는 '코칭'이 미래 교육의 답이다
- 외계인 학습법: 직접 가르치지 말고 관찰하고 질문하며 아이가 스스로 발견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최고의 학습 효과를 만든다
- 동기 유발이 최우선: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으면, 공부는 저절로 따라온다
- 결정권을 아이에게 줄 것: 부모가 모든 결정을 내려주면 아이는 점점 수동적이 되고, 자신의 선택과 책임감을 배우지 못한다
- 학교 빠지는 것도 상관없다: 의미 있는 경험과 현지 체험이 더 중요하다
부모의 개입이 다른 이유: 교육 공학의 역할
교육 공학이라는 분야가 낯설 수 있지만, 폴 킴 교수의 설명은 명확하다. 교육 공학은 더 효과적인 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기술을 활용해 모든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연구하는 분야 다.
그가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변화는 '티칭'에서 '코칭'으로의 전환 이다. 전통적인 티칭은 학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반면 코칭은 학생의 강점, 관심사, 타고난 재능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그에 맞춰 학생 스스로 끌어낼 수 없었던 영향력을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폴 킴 교수 본인도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키우면서 이 원칙을 실천하고 있다. 아이가 고래를 좋아해서 종이접기로 고래를 계속 만드는데, 손이 야무지지 못해 도움을 청할 때 그는 이렇게 본다. "이것이 리더십이다. 팀원을 잘 활용하는 능력이다." 즉, 아이가 스스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능력도 리더십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의미다.
발달 장애 아동을 박사 수준의 연구자로 만든 코칭 사례
폴 킴 교수가 직접 경험한 사례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발달 장애가 있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과의 코칭이다. 처음 만났을 때 그 학생은 새를 좋아한다고 했다. 교수는 단순히 "좋아하는군요"라고 넘어가지 않았다. 대신 "인터넷에서 새에 대해 찾아보는 것을 좋아하니?" 하고 물었고, 학생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 다음, 교수는 "새 소리를 녹음해서 어떤 새인지 맞추는 게임을 만들어 볼까?"라고 제안했다. 이것이 바로 코칭의 핵심 이다. 아이의 관심사를 토대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학생이 관심을 보이자 교수는 추가로 기술을 소개했다. 머신러닝과 분류(classification) 알고리즘 을 사용해 새 소리를 인식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학생은 '뚝딱뚝딱' 만들기 시작했다. 심지어 Google의 TensorFlow를 활용해서 새 소리를 재생하고 변형시켜 새들의 반응을 관찰하는 연구까지 진행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대학원 수준의 연구 다. 하지만 이 학생은 고등학교 1학년일 때 이미 그 수준의 연구를 수행했다. 폴 킴 교수가 감탄한 이유는 이것이 단순한 학업 성취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열정을 따라 기술과 과학, 생물학을 자연스럽게 통합하고 있었던 것이다.
"박사과정 수준의 연구를 고등학생이 할 수 있는 이유가 뭘까?"라는 질문에 폴 킴 교수는 이렇게 답한다. "지금 시대에는 학위나 학년이 필요 없다. 코칭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어린 학생도 창업을 하고, 솔루션을 개발하고, 대학원생이 하는 연구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주변을 보면 이런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의 0.001%만 그렇게 발전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폴 킴 교수는 자신의 주변에는 90%가 그런 학생들 이라고 말한다. 차이는 단지 '코칭을 받았는가 안 받았는가'에 있을 뿐이다.
결정을 내려주지 마라: 부모 개입의 올바른 방식
많은 부모가 아이가 "수학원 가기 싫어"라고 하면 어떻게 할까? 대부분은 "그래도 가야 해"라고 강압한다. 하지만 폴 킴 교수의 관점은 정반대다.
"그럼 가지 마. 그 돈을 절약해서 다른 것을 하자. 하이킹도 다니고, 미술관도 가고, 박물관도 가고, 함께 봉사 활동도 다닐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반발을 살 만한 주장이지만, 그가 강조하는 핵심은 아이가 스스로 필요를 느낀 때 공부한다 는 것이다.
부모가 모든 결정을 내려주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아이는 점점 수동적이 되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창의성과 자발성을 잃게 된다.
올바른 부모의 개입 방식은 이렇다:
- 절대로 결정을 내려주지 마라
- 아이가 어떤 방향을 원한다면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혹시 이것도 한번 알아보는 건 어떨까?" 하고 물어보기
- "나는 이게 좋은 것 같아"라고 제안하되, 최종 결정은 아이가 하도록 하기
- 결정의 책임도 함께 지우기
이런 방식으로 하면 아이는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게 되고, 그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외계인 학습법: 직접 가르치지 말고 관찰하고 코칭하라
폴 킴 교수가 개발한 외계인 학습법 은 매우 독특하고 효과적이다. 이 이름이 붙은 배경은 2005년 멕시코 원주민 공동체에서의 모바일 교육 프로젝트에서 비롯되었다.
교수는 학교가 없는 오지에서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모바일 디바이스를 들고 갔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돌로 깨고 흙에 던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한 아이가 우연히 버튼을 누르니 기계가 켜졌고, 그 순간 다른 아이들이 몰려왔다.
가장 중요한 순간이 바로 여기다. 교수는 직접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그 아이들이 스스로 발견하도록 내버려뒀다. 한 여자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버튼을 누르고 3초 동안 기다리면 켜져"라고 설명했고, 아이들은 서로에게 가르치면서 배우기 시작했다.
만약 교수가 처음부터 "자, 이렇게 눌러. 그 다음에 저렇게 해"라고 가르쳤다면 어땠을까? 아이들은 재미도 못 느꼈을 것이고, 관심도 없었을 것이고, 스스로 배운 것도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발견하고, 실험하고, 서로 가르치면서 배운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것이 바로 외계인 학습법의 핵심이다. 교사나 부모는 "외계인처럼" 관찰만 하고, 필요할 때만 작은 질문으로 코칭한다. 그 결과 학습 효과가 극대화 된다.
게임과 유튜브 중독?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많은 부모가 아이가 게임과 유튜브에 중독되는 것을 걱정한다. "숙제하면 게임 한 시간 줄게", "수학 문제 풀면 유튜브 30분 봐도 돼"라는 식의 조건부 보상을 사용하곤 한다. 폴 킴 교수는 이것이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명확히 말한다.
"그 시점까지 간다는 것은 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아이가 정말로 몰두할 만한 일이 있다면, 게임이나 유튜브를 볼 시간이 없다. 새를 좋아하는 아이, 혹은 고래를 좋아하는 아이들처럼 자신의 관심사에 몰두할 때는 화면을 볼 시간이 없다.
따라서 부모가 해야 할 일은:
-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분석하기
- 아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 그것을 바탕으로 호기심을 자극하기
-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기 (미술관 방문, 하이킹, 봉사 활동 등)
- 세상을 직접 보고 느끼게 하기
이런 경험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진정한 관심사를 발견하면, 부모가 게임 시간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
폴 킴 교수의 개인적 여정: 하위 1%에서 스탠포드 교수까지
폴 킴 교수 본인이 그 이론의 가장 좋은 증거다. 그는 중고등학교 때 하위 1%의 성적 을 받았다. 특히 영어는 형편없었다. 하지만 미국 유학을 가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가 생기자, 그의 삶은 180도 바뀌었다.
"영어를 해야 소통할 수 있다"는 동기가 생기자, 그는 영어 공부에 열중했다. 더 빠르게 배우는 창의적 방법까지 개발했다. 이것이 바로 동기 유발의 힘 이다.
대학 음악 감상 수업에서도 그의 변화는 계속되었다. 처음 받은 과제는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5장짜리 에세이를 쓰는 것이었다. 영어로 감상을 표현하기는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교수에게 한국말로 쓰고 영한사전을 들고 가도 되는지 물었고, 교수는 허락했다.
그가 제출한 에세이는 "A+"를 받았다. 교수는 "이것은 영어 수업이 아니라 너의 음악 감성을 평가하는 수업이다"라고 말했다. 인생 처음으로 받은 A+ 학점 이었다. 눈물이 날 정도였다. 그 순간부터 동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나도 A+ 학생이 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후 그는 수학, 컴퓨터 공학 등 다양한 과목에서 성공했다. 왜일까? 자신의 강점을 발견했고, 그것이 인정받았고, 그로부터 얻은 동기가 모든 것을 바꿨기 때문 이다.
학교를 빠지는 것도 두려워하지 마라
부모가 가진 가장 큰 두려움 중 하나는 "학교를 빠지면 뒤쳐지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하지만 폴 킴 교수는 명확히 말한다.
"학교 며칠 빠졌다고 큰일 나지 않는다. 한 학기를 쉬어도 상관없다. 1년 뒤쳐져도 문제없다."
그 이유는?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의미 있는 경험 과 현지 체험 이 학교 교육보다 훨씬 더 큰 교육적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의 교수 동료 중 한 명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하는 미팅에도 데려가고, 프로젝트도 함께한다. 그 아이는 이미 어렸을 때부터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을 배우고, 오지에서 봉사 활동을 하며 학습했다. 결과? 여러 발명을 한 창의적인 인재가 되었다.
아이의 가능성을 판단하는 부모에게
가장 슬픈 순간은 부모가 "우리 아이는 정말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할 때 라고 폴 킴 교수는 말한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도 잘 이야기해보면 공통점이 있다:
- 외로움을 느낀다
- 좋아하던 것을 하지 못하고 있다
-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 그 환경에서 탈출하고 싶어한다
아이가 게임과 유튜브에 중독되어 보이는 것도 사실은 이런 상황에서의 탈출구 일 수 있다는 의미다.
만약 부모가 판단을 내린 상황이라면, 교수의 조언은 이렇다:
"분명히 좋아하고 잘하고, 아직 끌어내지 않은 역량이 충만한 아이다. 한 번 더 시간을 보내보세요."
- 진지하게 대화해보기
- 함께 여행 다녀보기
- 현지 체험 하기
- 학교 빠지는 것도 두려워하지 말기
- 아이의 좋아함을 존중하고 그것을 확장하기
결론
모든 아이는 특별하고, 모두가 특출나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차이는 환경에 있다. 부모가 만드는 환경이 "똑같은 결과를 만드는 환경"인지, "자신의 꿈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환경"인지 에 따라 아이의 미래는 완전히 달라진다.
폴 킴 교수가 40년간 교육 현장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이것이다. 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표현한다는 것은 축복 이다. 그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확장하고, 그 과정에서 코칭해주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이다. 결정을 내려주지 말고, 질문하고 관찰하고, 필요할 때만 작은 힌트를 제공하라. 그것이 미래 인재를 만드는 유일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 이다.
원문출처: 똘똘한 아이를 만드는 부모의 개입은 ‘1가지’가 다릅니다ㅣ지식인초대석 EP.140 (폴 킴 교수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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